[플레이오프 1차전 리뷰] 한화 9-8 삼성 – 6291일 만의 대전 PS 승리, ‘괴물’의 흔들림과 161.6㎞ 불펜이 함께 만든 불안한 1승

2025. 10. 18. 19:19뻔하디 뻔한 한화이글스 이야기(이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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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난타전 끝에 잡은 값진 1승입니다

 

 

2025년 10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가을야구의 열기로 달아올랐습니다.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한화 이글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9-8로 눌렀습니다. 대전에서 치른 포스트시즌 승리는 2007년 준PO 3차전 이후 6291일 만의 기록입니다.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이 76.5%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가 시리즈의 주도권을 먼저 움켜쥔 셈입니다. 전문가들이 예고했던 폰세–가라비토의 투수전은 빗나갔습니다. 양 팀 합계 장단 26안타가 폭발한, 철저한 타격전이었습니다.


선발 매치업 붕괴|폰세도, 가라비토도 흔들렸습니다

 

코디 폰세는 정규시즌을 지배한 투수 4관왕이지만, 2주 휴식의 ‘실전 감각’ 공백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실점(5자책).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승리 투수 타이이자, 플레이오프 최다 실점 승리 투수라는 좋지 않은 타이틀까지 남겼습니다. 초반부터 삼성 타선은 초구·초반 카운트 승부로 폰세의 강속구 타이밍을 맞췄고, 김태훈의 초구 역전 솔로포는 한순간 분위기를 뒤집은 상징적 장면이었습니다.

 

반대편 헤르손 가라비토 역시 한화전 극강 지표(정규시즌 11이닝 무실점)를 재현하지 못했습니다. 3⅓이닝 5실점 조기 강판. 특히 2회말, 3-0 리드를 등에 업고 투수 앞 땅볼에서 홈 승부를 택했다가 실점으로 번지게 만든 판단 미스가 대량 실점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양 팀 감독 모두 ‘계획된 시나리오’를 포기하고 불펜 총동원 체제로 급선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승부처 ① 2회말 빅이닝|문현빈이 문을 열었습니다

 

0-3으로 끌려가던 2회말, 한화 타선이 응집력을 보여줬습니다. 선두의 출루와 번트·작은 플레이로 흔들린 삼성 배터리를 몰아붙이더니, 문현빈이 몬스터 월을 직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렸습니다. 스코어는 단숨에 3-3. 이어진 흐름 속에서 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이 이닝에만 5득점을 올려 5-3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가라비토의 주저 없는 승부를 한 박자 앞당긴 ‘빠른 카운트 공략’과 주루·번트가 맞물린, 김경문식 효율 야구가 그대로 구현된 장면이었습니다.


승부처 ② 6회말 ‘결정타’|채은성이 방향을 틀었습니다

 

중반 폰세가 또 실점(동점)을 허용하며 6-6 균형으로 접어들던 6회말, 한화는 대타·대주자 카드를 동시에 꺼내며 흐름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교체 투수 이호성의 성향을 읽은 채은성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역전 적시타(8-6)를 때렸습니다. 이 안타가 결과적으로 결승타가 됐습니다. 이날 채은성은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가을 맞춤형 클래치를 증명했습니다.


‘문 브라더스’의 가을|문현빈은 몰아쳤고, 문동주는 잠갔습니다

 

타선에선 문현빈이 2안타 3타점, ‘승부처에 강한 1·2번’의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마운드에선 문동주가 진짜 ‘문’이 됐습니다. 7회 초부터 두 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4탈삼진. 직구가 트랙맨 161.6㎞까지 치솟아 개인 최고 구속이자 올 시즌 KBO 최고 구속을 찍었습니다. 빠른 공 하나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높은 존과 낮은 존을 번갈아 쓰는 입체적 패턴으로 삼성 상·하위 타선을 동시에 틀어막았습니다. 데일리 MVP가 누구인지, 경기장이 먼저 대답해준 투구였습니다.


한화 타선 총평|다섯 명의 멀티히트, ‘응집력’이 살렸습니다

 

이날 한화 타선은 15안타 9득점.

 

  • 채은성 3안타 3타점 – 결승타의 주인공, 노림수와 타이밍의 완성
  • 노시환 3안타 1타점 – 앞에서 찬스를 만들고 뒤에서 주자 돌려 세움
  • 문현빈 2안타 3타점 – 2회 싹쓸이로 경기 흐름 반전
  • 손아섭 2안타 2타점 – 끊김 없는 연결, 베테랑의 해결 능력
  • (그 외) 하위 타선의 출루가 중·상위로 이어지며 이닝이 확장

 

정규시즌 내내 한화가 보여준 ‘효율 득점’의 재현이자, ‘빅이닝 설계–결정타 완료–추가점 확보’의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진 경기였습니다.


삼성의 끈질긴 추격|끝까지 위험했습니다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폰세에게 6점을 뽑아냈고, 9회 초에는 이재현 솔로홈런이성규의 우중간 적시타로 다시 1점 차(9-8)까지 추격했습니다. ‘디아즈의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만 제외하면, 상·하위의 연결과 벤치의 교체 타이밍 모두 나쁘지 않았습니다. 박진만 감독이 지적한 대로, 수비 집중력(특히 2회 가라비토 판단 미스)만 아니었다면 전혀 다른 그림도 가능했습니다. 이 끈질김은 2차전에서 결코 가볍게 볼 대목이 아닙니다.


9회 초의 불안|김서현,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마지막 3개 아웃이 가장 길게 느껴졌습니다. 김서현은 9회 초 등판해 장타 포함 안타 3개로 2실점하며 크게 흔들렸습니다. 직구 구위는 살아 있었으나, 맞는 타구가 장타로 연결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김범수가 등판하여 1점 차 리드를 겨우 지켜냈지만, 김서현의 투구의 내용은 주목을 요합니다.

 

김경문 감독 역시 “깔끔하게 끝났으면 했다”고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시리즈 전체 관점에서는 ‘마무리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투구 패턴 단순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회복, 포수 사인 간단화 같은 실전 처방이 뒤따라야 합니다.


데이터로 본 ‘불안한 승리’의 역설

  • 폰세 6이닝 6실점(5자책) → 승리 투수. ‘대량 실점 승리’라는 이례적 결과를 남겼습니다.
  • 한화 15안타·9득점 vs 삼성 11안타·8득점 → 안타 생산성(득점 전환율)에서 한화가 근소 우위였습니다.
  • 결정타 생산 이닝 2·6회 → 설계된 빅이닝과 즉시 응답(2회), 경기 후반 결판내기(6회)가 모두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 문동주 2이닝 4K 무실점, 161.6㎞ → 불펜 멀티이닝 카드의 ‘플랜B’가 시리즈 운영에 거대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2차전 프리뷰|핵심은 ‘마운드 운영’입니다

 

10월 19일 2차전 선발: 한화 라이언 와이스 vs 삼성 최원태.

한화는 와이스–불펜 조합으로 ‘초반 주도권+중반 봉쇄’를 노립니다. 1차전에서 김서현이 흔들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7–8회 브리지 투수(김범수·정우주) 의 비중이 커질 공산이 큽니다.

 

삼성은 원래 로테이션이던 최원태로 시작하되, 우천 순연 덕에 원태인 카드의 조기 투입 가능성까지 확보했습니다. 1차전 총력전의 여파로 양 팀 모두 불펜이 소모됐고, 2차전 승패는 선발보다 중간 투수진에서 갈릴 확률이 높습니다. ‘이닝 초반 타석 교체(대타)’와 ‘좌우 맞대응’ 등 벤치의 미세 운용이 승부를 가를 것입니다.


 

총평|한 발 앞섰지만, 내용은 숙제를 남겼습니다

 

한화가 6291일 만의 대전 PS 승리로 시리즈 첫 단추를 잘 끼웠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승리’였습니다. 에이스 폰세가 많은 실점을 했고, 마무리 김서현은 마지막 고비에서 흔들렸습니다. 반대로, 팀은 위기 때마다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2회의 설계된 빅이닝, 6회 채은성의 결승타, 그리고 7–8회를 잠근 문동주의 초고속 피칭. 이 조합을 2차전·3차전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면, 한화가 플레이오프의 주도권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초반 선취점과 중간계투의 안정화, 그리고 마무리의 자신감 회복입니다. 가을은 디테일이 승부를 가릅니다. 오늘의 1점 차가 내일은 루틴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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